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는 어떠한 것일까? 인간의 역사를 보면, 많은 문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이 세상에 인간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행복하게 살다가 편안하게 죽는 것’이다.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이를 실현할 수 있을까? 모든 지식과 학문은 이 문제를 놓고 전개되어 온 것이며, 그 옛날 종교도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제시하여 동서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종교에 희망을 걸고 살아왔다.
그러나 수 천년 동안 인간이 살아오면서 이 과제를 명쾌하게 해결한 방도나 현실에서 완전히 실현된 나라는 아직 보지 못하고 있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보고자 헌법학을 공부하여 왔다. 오늘날 문명국가에서 헌법이란 바로 ‘한 나라 안에서 살고 있는 모든 국민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소망하는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가치와 제도에 대해 정한 국가의 최고규범’을 말하기에 문명국가라면 모두 그 나라 국민들이 스스로 정한 최고규범으로서의 헌법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실린 글은 내가 공부해온 불교와 그 이외에 위의 문제를 놓고 씨름한 지식체계를 바탕으로 하여 사찰 순례를 하면서 생각한 사유의 조각들이다. 이른바 세속의 삶이란 어떠한 것이며, 세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하는 것과 세속을 떠난 삶이란 무엇이며 그러한 것이 인간에게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 하는 문제가 생각의 바탕에 깔려 있다. 동시에 이런 문제 속에서 이 땅에서도 그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살아갔고, 누구나 자기의 삶에서 진지하고 치열하게 살아보려고 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으리라.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이와 관련한 이야기로 글로 남겨둘 필요가 있는 것을 생각나는 대로 써 보았다.
전문적인 글이 아니기에 글의 형식에서나 이야기를 하는 방식에서도 생각이 가는대로 자유로이 썼다. 때로는 필요한 지식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위의 문제들에 대해 그간 내가 탐구하고 사유한 생각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