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전론?국민국가론이라는 틀
“근대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지적 담론의 경계를 돌파한다”, ‘국민국가론’과 ‘총력전체제론’을 기반으로 하여 일본학 연구의 방법론을 구성했던 일본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출판사의 근대 일본의 문화사 시리즈. 이 여덟 번째에 해당하는 <감정?기억?전쟁 1933∼55년 2>(소명출판, 2014가 드디어 번역?출간되었다. 이 책은 부제를 각 시기별로 나눈 근대 일본의 문화사 시리즈 중에서도 올해 초 출간된 <총력전하의 앎과 제도 1933∼55년 1>(소명출판, 2014의 다음 편이기도 하다. 전전?전중?전후가 모두 담긴 1935년에서 1955년 사이의 시간은 어떠한 시기였으며 무슨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1940년대 연구’나 ‘1950년대 연구’ 등 십 년 단위의 시기 설정에 근거한 연구나 전전?전중?전후라는 시대 구분에 기초한 연구는 각 시대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역사를 단절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이 책의 1935∼55년이라는 시기 설정은 그러한 한계를 넘어서보기 위한 시도이다. 총력전론이라는 틀은 이 20년에 걸친 시기를 연속적으로 사유하게끔 도와주는 효과적인 방법론으로 기능한다.
이 책에서는 총력전체제 아래에서 감정과 기억이 어떻게 동원되고, 형성되고, 변화하는지를 고유한 방법론과 충실한 자료를 통해 탐구해나간다. 또한 이 틀에 국민국가론이라는 틀이 더해지면서, ‘국민’이라는 주체의 형성과정에서 ‘전쟁’이 어떻게 주체의 ‘감정’과 ‘기억’에 관여하는지 입체적인 추적이 가능해진다.
감정의 동원?형성?변화-교육과 여성운동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두 번의 총력전은 참전국들에게 지금까지 없었던 사회변동을 가져왔다. 군대를 중심으로 일부 사람들만이 참가했던 기존의 전쟁과는 달리 참전국들은 전쟁을 위해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총력전은 사회 모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