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 발로 굳게 땅을 딛고 서 있다가
갑자기 한 발로 서게 된 사람처럼 작은 바람에도 휘청거렸다.”
모래 위에 새긴 사랑의 서약이 파도에 흔적도 없이 쓸려 나가듯
우리의 믿음은 우리의 약속은 우리의 사랑은 곧잘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사라진 자리에는 상흔만이 남는다.
상처 또한 사라진 많은 것들처럼 금세 사라져 준다면 좋으련만,
그 흔적은 우리를 골리듯 최대한 버티다 더디게 흐려진다.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은 겪어 보았을 사랑과 이별의 과정을 바다에 비유하여 그려내었다.
잔잔한 바다, 빛나는 바다,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 낮과 밤의 바다, 사계절의 바다.
다양하게 변화하는 바다의 얼굴들을 통해 작가는 사랑과 사람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그 다짐처럼 무엇인가를 해야만 내 삶의 어느 것이라도 변할 수 있다면,
나는 나에게 새로운 바다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는 작가가 그려낸 바다의 얼굴들을 바라보며
각자가 지나온 사랑의 얼굴들을 바로 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모두의 바다가 평온하기를,
때로는 파도가 범람하여 마음을 덮치더라도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면
고요한 수평선 앞에 두 발을 딛고 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