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페이지터닝 속에 숨겨진 선과 악의 복잡성
끝끝내 악의 연대를 끊어내고 마는 두 사람의 마음
안전가옥x메가박스플러스엠 공모전 앤솔러지 《빌런》에 수록된 〈송곳니〉가 장편으로 재탄생했다. 《송곳니》는 개싸움, 도박, 마약 밀매 등으로 돈을 불리고 권력을 휘두르는 빌런 서재형과 그를 추종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맞서는 형사와 소녀의 싸움을 그렸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강력한 페이지터닝은 이 작품의 대표적인 매력 포인트 중 하나지만, 소설을 이끄는 두 여성 캐릭터의 ‘케미’는 역시 《송곳니》의 매력을 말할 때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결핍을 가진 어른과 자라지 못한 소녀가 세대를 뛰어넘고 이루어낸 끈끈한 둘만의 연대는, 서재형이라는 악인을 중심으로 모인 ‘인정군’ 사람들의 악의 연대를 끊어 내고자 한다. 얼핏 보면 단순한 선과 악의 싸움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선악의 복잡함을 품고 있다.
박해수와 백수기의 선의 연대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처음엔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필요했고, 언제부턴가 마음을 주었고, 마음과 함께 상처도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목적이 아닌 상대를 위해 움직인다. 얽히고설킨 해수와 수기의 마음은 복잡하기에 더 단단한 연대를 만들어 낸다. 이와 비교해 오직 이익만을 위해 모인 집단의 악의 연대는 얼마나 나약한가. 결국 돈과 권력이 사라지는 순간 산산히 부서지고 만다.
우리는 종종 반대로 생각하지만 사실 선은 복잡하고 악은 단순하다. 선은 수많은 갈등과 복잡함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종내에는 모든 걸 이기고 만다. <송곳니>는 박해수와 백수기의 이야기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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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의 끝이 낭떠러지라고 해도 괜찮았다. 서로가 함께였으니.”
추악함 속에서도 묵묵히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
내 주변에서, 뉴스를 통해, 때로는 스스로의 마음속에서 우리는 종종 추악한 이기심과 마주하곤 한다. 인간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 이 마음을 누군가는 억누르고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