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8
I. 사월, 세월 그리고 ‘보고 싶다’는 것에 관하여
1. 가만히 있으라 15
2. 살아서 보자 16
3. 잊지 않겠습니다 19
4. 눈이 멀어 있었다 21
5. 본다는 것 22
6. 촛불, 눈을 밝히다 25
7. 이미지, 구원의 지표 27
8. 가만히 있지 말라 30
II. 만년의 양식, 포스트 세월호 시대의 예술 작품
1. 재난의 예술 36
2. 만년의 양식 39
3. 말할 수 없음 ―「보이스리스」 43
4. 볼 수 없음 ―「아이들의 방」 47
5. 들을 수 없음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읽기」 53
6. ‘손상된 삶’에 깃든 구원의 광휘 58
III. 홍성담의 ‘그로테스크 리얼리즘’,
그 불편함의 미학적 정당성
1. 세월오월 68
2. 불편한 그림들 77
3. 카니발과 그로테스크 리얼리즘 91
4. 그림이 벨 수 있는 것과 벨 수 없는 것 107
후기 110
IV. 세월호의 귀환, 그 ‘이미지가 원하는 것’
1. 이미지는 무엇을 원하는가 119
2. 살아 있는 이미지 121
3. 이미지의 힘 124
4. 메두사 효과 127
5. 세월호 이미지에 대한 애호와 공포 132
6. 이미지의 복제와 구원의 영적 전례들 137
7. 이미지의 승리 142
8. 질문의 끝과 시작 144
V. ‘예술의 종말’ 그리고 ‘종말의 예술’
1. 예술이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 151
2. 예술의 종말 160
3. 칸트적 전회 163
4. 종말의 예술 166
5. ‘변용’의 밤 174
도판 목록 181
재난에 처한 이미지와 예술
그들은 어떻게 스스로를 구원하는가?
“이미지는 …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지 않으려는, 그가 부재하는 동안
그 삶의 흔적을 간직하려는 욕망의 환상적이고 유령적인 흔적이다.”
W. J. T. 미첼
세월호 침몰은 그 충격과 고통의 외연이
이미지에 의해 확장된 특수한 시각적 사태다!
『재난의 예술』은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 10년간 우리의 문화와 예술에 발생한 중대한 변화를 분석한 책이다. 이른바 ‘포스트 세월호 시대’라고 불리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 문화가 세월호 참사의 뼈아픈 교훈을 얼마나 깊이 고민하고 반성하며 변화의 계기로 삼아왔는지,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던 다짐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상태인지, 세월호의 아픈 이미지들이 전하려 했던, 그러나 아직 한 번도 제대로 말해지지 못한 고통과 구원의 이야기는 과연 무엇인지 같은 때늦은 반성과 물음 속에서 흩어져 있던 다섯 편의 글이 하나로 묶인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물리적 재난인 동시에, 이미지에 의해 그 충격과 고통의 외연이 확장된 매우 특수한 시각적 사태였다. 세월호 참사가 과거 다른 대형 재난들과 구분되는 ‘이미지 재난’인 이유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즉 세월호 침몰의 전 과정이 미디어에 의해 생중계되었다는 점, 우리가 그 미디어 이미지들을 수동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재난의 목격자인 동시에 공범자가 되고 말았다는 점, 그리고 나아가 올바른 애도의 과정을 통해 그 재난과 결별할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오랫동안 미디어를 통해 반복되는 재난의 이미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으로써 감각적 삶에 심각한 외상을 입었다는 점에 기인한다.
재난적 세계 속, 야만에 대한 저항이자
상상력의 불가능성에 대한 고백인 ‘예술의 중단’
이러한 참사의 시각적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세월호를 재현하는 일, 혹은 그것을 이미지화하는 일은 여전히 논쟁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세월호 이미지들이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약속에 필연적인 조건임을 수긍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