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는 동네 도서관 사서로 일한다. 긴 팔다리를 지닌 발랄하고 명랑한 성격의 테드는 단순한 일들을 기계처럼 잘 해내고, 비상한 머리로 도서관 분류 카드 번호를 다 외울 정도이다. 하지만 아스퍼거 환자의 대부분은 정해 놓은 질서정연한 틀에서 벗어날 때 당황하게 되고 기이한 행동 패턴을 보인다. 사건은 늘 타던 지하철 4호선의 고장에서 비롯됐다.
만화는 우울한 내용과는 달리 톡톡 튀는 별색의 화려한 색상을 사용해 밝고 명랑한 톤을 유지한다. 작품에서 자세히 드러나진 않지만, 테드는 왕따인 학창 시절을 보냈음이 분명하고, 유일하게 친구처럼 지내게 된 할머니 마리암이 사고를 당하자 (감히, 혹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자살 시도를 하기에 이른다. 그동안 지내오던 평범한 루틴이 깨지자, 테드는 점점 더 이상 행동을 많이 하게 되고 몸을 자학하기에 이르자 급기야 가족은 테드를 병원에 입원시키게 되는데...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란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우리는 늘 옳은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하는 수작이다.
저자의 말
테드 구구스는 남동생에게 영감을 받아 자유롭게 상상해 만든 인물이다. 늦게 장애 진단을 받은 남동생은 언제나 조용히 잘 살고 있다. 긴 다리에 튀는 스타일이고 오렌지 소스를 뿌린 오리 요리와 트램펄린에서 뛰기를 좋아한다. 나는 신경심리학이나 유전학은 잘 모르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도 아는 게 별로 없다.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논의도 활발한 분야지만 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단지 남동생을 그린치 같은 만화 속 괴짜 캐릭터로 보는 시선에 좀 지쳤다. 밤마다 부모님이 슬퍼하는 소리를 들으며 이해할 수 없는 데도 그냥 견뎌야만 하는 상황에 화가 났다. 남동생을 대신해 동생만의 일상이 아닌 수천 명의 일상을 여기 담아보고자 했다. ‘평범한’ 사람과 함께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장애를 가진 사람은 어떤 꿈을 꾸며 사는지 말이다. 태어날 때부터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없다. 유머는 복잡하며 예상치 못한 일은 갑자기 찾아와 삶을 곤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