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생존학생이었습니다
1. 첫 수학여행
2. 그날
3.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
4. 단절
5. 바뀐 일상
6. 자해
7. 울타리 밖으로
8. 상처 입은 치유자
9. 불안
10. 소중한 인연들
11. 나는 평범한 사람
12. 독립, 새로운 목표
13. 마주 보다
14. 책을 내고 난 후
15. 다시 10주기
오늘을 살아내는 가영이들 _ 김은지 정신과 의사(전 단원고 스쿨닥터
그날 이후의 시간
그날 이후,
평범한 일상을 살아내려 한 10년간의 일기
“요즘도 때때로 찾아드는 악몽이 저를 그날의 바다로 데려갑니다.
해일이 밀려오는 꿈, 나만 살아남아 괴로워하는 꿈,
주위 사람들이 나를 떠나가는 꿈….”
2014년 4월 16일 아침, 제주도로 3박 4일간의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에게 참혹한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4·16 세월호 참사.” 아이들이 타고 있던 큰 배가 서서히 침몰하는 과정 모두 뉴스 속보로 생중계되었던 이 끔찍한 참사는 온 국민을 충격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날 세월호에 탄 단원고 2학년 325명의 아이들 중 돌아온 아이는 75명. 이 책의 저자는 그 참혹한 광경을 목격하고 살아 돌아온 아이 중 하나였습니다. 지난 10년간 깊은 상처 속에서 자책하고 고통스러워하며, 또 세상을 지독히 원망하며 20대가 되었습니다.
스스로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보통의 일상을 꿈꾸기까지, 지난 시간 저자는 수많은 일을 겪고 여러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속에서 끊임없이 상처받고 때때로 위로받았습니다. 이윽고 10년이 지난 지금 17살의 아이는 27살 청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스스로 세월호 생존자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대한 참사를 겪은 생존자가
지금의 아이들, 어른들에게
용기 내어 전하는 이야기
사고 이후 저자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책 속에 파묻히길 좋아해 도서관 사서를 꿈꾸었지만 사고 후 책을 읽지 못하게 되면서 그 꿈은 좌절되었습니다. 더욱이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은 줄지 않고 커졌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우울증이 더욱 심해져, 결국 정신병원 폐쇄병동까지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낯선 장소에 들어가 “방이 기울어진 것 같아요”라고 말할 만큼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해리 장애도 겪었습니다. 이렇듯 이십 대 초반 저자의 삶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괴롭고 무기력한 날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형용하지 못할 감정들과 두려움, 불안”은 저자의 고백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