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쟁사회, 1등 만능주의 사회, 괜찮은가
전 세계를 둘러봐도 우리나라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1등 만능주의인 나라는 드물 것이다. 외국의 어느 사회비평가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특징으로 ‘끝없는 경쟁, 극단적 개인주의, 일상의 사막화, 생활리듬의 초가속화’를 꼽았다. 제일 먼저 꼽은 것이 ‘끝없는 경쟁’이다. 외국 학자가 콕 집어 말하지 않아도 우리가 더 잘 알고 있다. 옆에 있는 친구를, 상대편 경쟁자를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 극도의 긴장 상태의 사회 분위기가 모두에게 경쟁심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을. 이는 아주 어린아이 때부터 시작된다. 어쩌면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일 수도 있다.
누구에게 배웠는지 모르지만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뭐든 1등이라고 자랑하는 아이가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가까운 어른 또는 미디어를 통해 배웠을 것이다. 가정과 사회 곳곳에서 은연중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최고라고 부추기고 있어 딱 하나의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가 교실에 들어가는 것도 1등이어야 하고, 신발 신는 것도 1등이어야 한다. 1등 증후군에 걸린 김유안 옆에, 초등학교 1학년 입학부터 녹록치 않은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토리가 있다. 토리는 유안이를 보며 왜 매 순간 1등을 외쳐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꼴찌가 되거나 게임에서 지는 것이 마냥 기분이 좋지는 않다. 1등 자랑쟁이 김유안과 유안이를 한번쯤 이겨 보고 싶은 심토리의 새학기 생활은 경쟁 구도로 시작된다. 그런데 토리가 이상한 사탕을 먹는 바람에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는다. 토리는 유안이를 한번쯤 이겼을까?
《쓰는 건 싫어!》를 통해 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상대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쓰기가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우쳐 주었던 류호선 작가의 ‘싫어!’ 시리즈의 두 번째 동화 《지는 건 싫어!》가 출간되었다. 류호선 작가는 초등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수년 전보다 더 심해진 경쟁 구도에서 아이들에게 1등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