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닮은 사람들
여행운
멋지니까 꼭 갖고 싶었어
우리에게서 나는 향
귀여우면 귀엽다고
쓸모는 여러 가지로 변신한다
나의 호텔은 주차장에
그 가방
이건 그냥 가지고 있을래
기억하기 좋은 이름
쥴리의 원조, 아네뜨의 원조
퍼스널 쇼퍼
돈 무리, 비 해피
좋아하는 일이 삶을 밀고 나간다
엄마, 여기 이상한 사람들 더 있어
사랑을 담아, 아빠가
모두가 같은 크리스마스를 갖는 것은 아니다
좋은 것은 네가 가져
가만~~히 바라보면 인생은 참 아름답습니다
쥴리가 씁니다
아네뜨가 씁니다
옌스와 오리온을 위하여 + 옌스가 씁니다
하정이 씁니다
want some more?
나는 이 책의 저자이자 책을 펴낸 〈좋은여름〉 출판사의 대표 겸 하나뿐인 소중한 직원이다. 책을 정식 등록하려면 출판사 서평이라는 것을 써야 한다는 것을 알고 난감했다. 내가 쓴 글을 내가 평하라니! 지루하게 끔뻑이는 마우스 커서를 며칠간 노려보다가 유명한 책들의 출판사 서평을 들여다보았다. “이 시대엔 이런 책이 나와야 한다!" 라거나 “당신의 마음을 치유해 줄 것이다"라는 등 해당 책을 멋들어지게 꾸며주고 있었다. 부러웠다. 나도 내 책의 존재 의미와 효능을 자랑하고 싶지만 내 입으로는 차마 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떠오른 생각은, 이 책을 이미 읽은 사람들의 서평을 참고하자는 것이었다. 2018년 12월 말에 독립출판으로 태어나 2019년 4월 중순까지 동네 서점에서 적잖이 팔렸고 꽤 많은 자발적 리뷰가 SNS에 실려 있던 터였다.
자, 솔직해져 보자. 당신은 책을 살 때 출판사 서평을 참고하는가 아니면 독자 서평을 더 찾아보는가? 단연 후자인 나는 옹골차게 영근 감자 줄기를 움켜쥔 농부의 마음이 되었다. 캐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날로 먹는 기분으로 검색창에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를 입력한 후 뿌려진 결과를 훑어보았다. 거기에는 공통된 평가가 몇 가지 있었다. 지면의 한계가 있으니 딱 세 개만 써보겠다.
일단 이 책은, 사람을 알뜰하게 만든다. 다수의 독자가 책을 다 읽어버리기 아까워 아껴읽는다고 했다. 사람들 참… 두 번, 세 번 읽으면 될 것을. 책의 주인공인 덴마크 할머니 아네뜨도 그렇다. 허투루 보내는 것 없이 잘 아끼고 촘촘히 사용한다. 소파의 천을 교체하면 그 천은 의자의 커버가 되었다가 에코백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독자들은 많이 생산하고 쉽게 버려지는 세태를 지지하지 않는 듯했다. 〈미니멀리즘〉이라는 것을 괜히 따라 해서는 ‘지금 설레지 않는다’는 이유로 물건들을 죄다 버리며 지구에 부담을 준 것을 반성했다.
둘째, 정성의 가치를 추구하게 만든다. 책이 불티나게 팔린 곳 중 하나는 서점이 아닌 빈티지 소품가게,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