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언제 자라는 걸까?”
생생하고 신비로운 사계절 텃밭 이야기
이 책은 “우리 농사짓자, 올해부터.” 하고 꽃님이 아빠가 대뜸 말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엄마는 “맙소사, 무슨 농사야?” 하고 놀라지만, 꽃님이는 이렇게 말한다. “응, 아빠.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 농사.” 초등학생 꽃님이의 눈으로 본 농사는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은 텃밭 농사를 시작하려면 필요한 준비물부터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달라지는 농사의 모습까지 초등학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자연의 순리대로 풀과 곤충도 함께 사는 텃밭을 일구는 일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즐거운 놀이터이자 신비로운 생명의 기운을 맘껏 얻어가는 신기한 장소라는 것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꽃님이 가족은 봄에는 씨를 뿌리고, 여름이면 맹렬하게 자라는 들풀과 작물, 더위와 씨름한다. 가을이 되면 호박과 배추, 무 등을 풍성하게 수확하고, 겨울이 되면 땅과 함께 쉬어가며 다음 봄을 준비한다. 초보 농부 꽃님이도 봄과 가을에는 씨뿌리기를 맡고, 여름에는 열매를 수확하며 계절마다 제 몫을 다한다. 들풀과 곤충이 더 많이 살아가도록 스스로 작은 꽃밭을 일구기도 한다. 토마토 순을 따거나 빼곡한 새싹을 솎아내는 일처럼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한 재배의 과정들도 아빠의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통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이렇게 새로 난 여린 줄기를 ‘순’이라고 해. 이 토마토에도 순이 아주 많이 나거든. 토마토 순을 자주 따 줘야 열매에 갈 양분을 잎에 빼앗기지 않는대.”(본문 58쪽
배추를 수확할 때 밑동을 잡고 쑥 뽑아낸 다음 그 자리에서 뿌리와 겉잎을 정리하는 모습이나, 버려진 빨래건조대를 호박 지지대로 재활용하는 모습 등은 실제로 농사를 지어 본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실감나는 일화들도 알차게 담았다. 또 수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절마다 맛깔나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일화들을 읽노라면 군침이 돌 정도다. 초봄 솎아낸 어린 순으로는 새싹 비빔밥이, 한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