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똑바로 마주 볼 것.
흐리거나 맑은 날씨처럼 매일이 다른 우리이므로”
‘나’라는 존재는 단 한 순간도 같은 모습일 수 없다는 진실
자아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만연한 오늘날의 사회에서, 『페이스』는 과연 우리가 스스로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핀셋 같은 시선과 기준”(83쪽으로 엄격하게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일시적인 흉터를 가리고 지우는 데 급급한 나머지 꼭 직면해야 할 마음속 상처를 정작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페이스』의 주인공 인시울이 생전 처음으로 자신의 ‘진짜 얼굴’을 일부분이나마 마주하게 되는 계기가 다름 아닌 ‘흉터’였다는 사실을 통해 마음속 상처와 아픔이야말로 한 존재의 자아를 이루는 중요한 부분임을 시사한다.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가 “상처 자국을 통해서만 자신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은 그동안 다른 소설들에서 만난 적이 없었던 자아 정체성의 인식에 대한 강력한 비유”라고 말하였듯, “고통의 시간을 지나왔다는 상징”(148쪽으로서의 흉터를 직면하고 나아가 긍정하는 시울의 모습은 우리가 자아상을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 그 실마리를 보여준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보는 것은 곧 마음을 여는 것이며, “그 너그러운 시선은 제일 먼저 스스로에게 향해야 한다”는 작가의 말과도 상통하는 지점이다.
『페이스』의 또 하나 빛나는 지점은, 자아에의 이해가 타인에 대한 이해와 연대로 확장되어가는 광경까지 그려낸 데 있다. 시울이 직면하는 것은 자신의 흉터뿐만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를 넘어 나를 둘러싼 세상으로 시야를 넓혀가는 시울의 눈에 포착되는 주위 사람들이 감춰온 ‘진짜 얼굴’이다. 매일 거울을 붙들고 살지만 정작 자신의 반짝이는 면을 잘 알지 못하는 라미,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새겨진 연로한 얼굴 아래 천진한 표정을 지니고 있는 할머니 최옥분 씨, 그리고 다난한 가정사로 인해 무뚝뚝한 가면을 쓰게 되었으나 마음속 깊이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묵재를 차례로 바라보면서, 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