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읽어도 함께 읽어도 좋은 〈봐도 돼?〉의 짝꿍 책, 〈그거면 돼!〉
〈그거면 돼!〉는 숲속에서 제일가는 장난꾸러기 여우와 수줍음 많은 토끼라는 서로 다른 아이들이 친구가 되는 〈봐도 돼?〉의 짝꿍 책입니다. 일본에서는 무려 12년 만에 나왔지요. 이는 여우와 토끼의 이야기를 기다린 사람이 무척 많았다는 증거입니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기관에서 추천을 받은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봐도 돼?〉와 〈그거면 돼!〉는 각 권의 완성도가 뛰어난 단행본입니다. 책을 따로 읽어도 이야기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지요. 무엇을 먼저 읽든, 무엇을 읽지 않든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작을 읽은 사람은 친구가 생겨 조금은 달라진 여우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따로 읽어도 좋고 함께 읽어도 좋은 짝꿍 책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내 마음’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인정받고 싶다.’는 감정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흔히 느껴보았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자기만족으로 시작해 스스로 만족하기만 하면 좋았던 일도,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괴로워지기 시작하지요. 열심히 해도 정말 인정받을 수 있을지 몰라 불안하고, 결과물은 점차 마음에 들지 않게 되는 무서운 경험! 〈그거면 돼!〉의 여우가 바로 그런 상황에 빠졌습니다.
여우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합니다. 자기 마음에 들도록 멋있다고 생각한 부분을 더 멋있게 그리려 노력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살쾡이에게는 이상한 그림이라며 놀림 받고, 오리는 숲속 전시회에 그림을 내보라고 하면서도 선 밖으로 색칠이 삐져나오지 않게 더 노력하라고 하지요. 열심히 그린 그림을 본 살쾡이와 오리의 반응이 좋지 않으니, 여우는 씩씩거리며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엄청난 그림을 그리겠다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어쩐지 그려도 그려도 마음대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른 아이들이 엄청나다고 말할지, 이번에는 인정받을 수 있을지 걱정되어 그림 그리는 법을 잊어버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