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절골댁은 깁스를 한 인호가 걱정이다. 반란 사건으로 이대길과 인철이 감옥에 들락거렸던 관계로 절골댁과 경자는 마음이 아직도 복잡하다. 한편으로 절골댁은 반란 사건의 소용돌이를 겪으면서, 자식이 좌익에 물들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중이다. 전주에 오면서도 인호가 혹시나 좌익에 물들지는 않았는지 걱정을 하고 있었다.
p.10
경자는 인호가 연애결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인호의 편이 되어 주고 싶은 심정이다. 인호 도련님이 사귀는 아가씨 부모가 일본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집안 어른들이 반대가 심하다고 하지만, 그런 것은 흉이 될 일이 아니라고 본다.
p.61
주상식은 계속 고민을 한다. 상부의 지시지만 계속 마음에 걸린다. 보도연맹원들을 어떻게 처치해야 하나?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북한군들이 점점 남쪽으로 가까이 다가올수록 보도연맹원들을 한곳에 모이게 하여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 버린다는 것이다. 후환을 없애 버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p.110
총소리에 웅성거리던 면민들이 깜짝 놀라며 일시에 숨을 멈춘다. 인민군 대장이 된 송진혁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선다. 면민들은 긴장하며 송진혁을 바라본다. 불과 2년 전에 반란 사건을 겪으며 광장에서 인민재판을 겪었던 주민들이다. 좌익들의 준동을 겪어 본 면민들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p.160
인민군들이 남한을 어느새 절반 이상 점령해 오고 있다. 대전도 함락되었고, 호남 지역까지 모두 점령당했다고 한다. 이제 낙동강 전선만이 최후의 보루라는 소식이다.
p.209
북으로 향하는 길은 너무 멀고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한 적들이 남하하리라는 판단이 선다. 서쪽으로 후퇴하여 서해안에 도착하여 해상으로 후퇴를 하여야 한다고 판단한다. 후퇴하는 병사들을 잠시 멈춰 세운다. 지도를 펴 놓고 후퇴 방향을 다시 알려 준다. 방향을 북으로 향하지 않고 서쪽으로 후퇴 방향을 바꾼다. 북으로 향하는 다른 부대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p.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