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이제 하갈우리도 안전하지는 않다. 중공군은 황초령 고개 이북, 장진호 계곡 부근에 주둔한 모든 부대를 점점 포위해 오고 있다. 중공군은 황초령 고개에 놓여 있는 다리를 이미 폭파해 버렸다.
p.9
함흥댁이 나선다. 상석이를 생각하면서 눈물을 훔친다. 전쟁이 나자 제일 먼저 걱정이 되는 일은 아들 상석의 소식이었다. 전쟁 통에 살아남았는지, 살아 있다면 연락이라도 되었으면 좋으련만, 아직 아무 소식이 없으니 아들 걱정뿐이다. 제발 살아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p.37
염기환은 하디 선교사의 부흥 운동처럼 이 어려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민족이 다시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기회에 회개 운동도 함께 일어나기를 바란다. 조선 땅은 남과 북이 전쟁 중이다. 간절한 기도가 필요한 시기이다.
p.66
미라도 부엌문을 통해서 절골댁이 빌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절골댁을 따라서 절을 하면서 함께 손을 모은다. 인호가 무사하기만을 간절히 빈다. 전쟁이 터진 지 수개월이 지났다. 미라는 가끔 인호를 생각하면서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무사하기만을 간절히 빈다.
p.97
염기환은 초량교회 사무실을 찾는다. 초량교회 목사님을 만나 뵙고 싶다. 사무실에 노크하고 들어선다. 사무실에도 많은 사람이 계속 들락거린다. 초량교회는 전국에서 모인 피난민들을 돌보는 구제 사업도 해야 하고, 미군들과 협조하여 피난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도 해야 하고, 구국기도회를 주관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p.125
초소에 있던 보초가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총을 겨눈다. 전방에 검은 물체가 나타났는데, 밤이라 가물거린다. 헛것을 봤는지, 다시 집중하여 전방을 주시한다. 검은 물체가 초소를 향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보초는 초소에서 졸고 있는 동료를 깨운다.
p.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