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평범한 사람들이 자아낸 비범한 역사
1592년 진주성 전투를 그래픽노블로 만나다
왜군의 동아시아 정벌 야욕을 잠재운
김시민 장군과 진주성 사람들의 이야기
오늘의 우리와 시간과 공간이 멀어질수록 그곳에 사람이 살았음을 실감하기란 쉽지 않다. 1592년에 발발한 임진왜란도 그렇다. 무려 400여 년 전의 조선에서 벌어진 전쟁이다. 이순신, 선조,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 몇몇 주요 인물과 사건명을 지우면 떠오르는 것이 많지 않다. 사료에 기록되기 어려운 말단 병사, 백성이 전란을 어떻게 겪어냈는지 알기란 더욱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한 사람의 영웅을 중심으로 역사를 기억하려는 유혹에 강하게 끌린다. 그게 기억하거나 선전하기 간편하고, 선악이 분명해 매력적인 서사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웅 중심의 기억은 과연 얼마나 역사적 사실에 가까울까? 우리네 삶도 켜켜이 누적되어 언젠가 역사로 남을 것이다. 우리 삶에 신화적 영웅이 있던가? 영웅이 아닌 우리는 그저 영웅을 추종하는 삶을 살다가 잊혀질 수동적인 존재인가? 영웅의 후광이 강하게 빛날수록 우리의 눈은 어두워지고 역사의 다채로움은 가려진다.
《1592 진주성》은 임진왜란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보여준다. 김시민 장군의 리더십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그와 함께 승리를 일군 평범한 사람들에게 정당한 몫의 조명을 비춘다. 1592년 제1차 진주성 전투는 김시민 장군과 그의 부하, 휘하 병사들, 진주성 사람들이 한마음이 되어 전라도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진주성을 사수해낸, 임진왜란의 결정적인 전투다. 파죽지세로 진격하던 왜군은 끝내 진주성을 넘지 못했고, 조선의 곡창지대 전라도를 차지할 수 없었다. 이것은 임진왜란 전체의 판도에 영향을 미쳤다. 왜군은 여러 전투에서 위력을 떨쳤지만, 결국 전쟁에서 패배하게 된다. 진주성에서의 승리는 평범한 사람들이 자아낸 비범한 역사였다.
정용연, 권숯돌 작가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고 역사 속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