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달라붙는 감정들 : 일상적 참사는 우리 몸과 마음에 무엇을 남기는가
저자 김관욱, 김희경, 이기병, 이현정, 정종민
출판사 아몬드
출판일 2024-04-16
정가 17,500원
ISBN 9791192465166
수량

머리말 | 고통 곁에서 부서진 언어 이어 붙이기

“열이 나면 받아줄 수가 없대요”: 의료 관료주의의 무심함과 기다림의 사회적 가치
- 김희경(경북대학교 고고인류학과
저녁에 걸려온 전화 한 통
구급차는 왜 출발하지 못했나
무심함에서 무자비함으로
익명의 돌봄 체계와 생략된 애도
기다림의 두 얼굴
무심함과 기다림의 사회적 가치

발과 손으로 다져간 아들의 생명: 참사 이후 부모의 일상
- 김관욱(덕성여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참사로 불리지 못한 일상적 참사
참사의 부모들이 모두 모인 정 군의 3주기 추모제
잊히지 않으려 마지막으로 선택한 도보행진
환대의 웃음 그리고 회한
엄마의 손으로 빚은 아들의 얼굴
비손, 비로소 아들을 떠나보냈던 순간
희망을 남기고 싶은 소망

우리가 그 시절 잃어버린 것들: 애도에 관하여
- 이기병(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춘천성심병원
통째로 생략된 감각
최악보다 더 나쁜 결과
“아빠는, 충분했다”
기억하고 복원해야 할 필수적 정동
좋은 애도란 무엇인가
우리 사회가 품은 애도의 윤리

돌봄의 얼굴들: 의료와 철학의 언어를 넘어 실천과 삶의 언어로
- 정종민(전남대학교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1초도 못 쉬는” 돌봄
퇴근 없는 삶
돌봄은 일방적이라기보다 관계적이다
하고 싶은 돌봄이 아니라 잘할 수 있는 돌봄
못다 한 이야기들

애도의 시간은 흘러가지 않고 반복된다: 이태원 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것들
- 김관욱(덕성여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1주기 첫날, 다시 시작되는 그날
마음속에 슬픔을 담는 새로운 장기가 생겼다
분노의 정동에 숨은 피해자의 위치
존재 자체로 위로가 되는 곳, 분향소
상징으로 가득 찬 애도의 일상
같은 얼굴의 재난 앞에서

기나긴 혁명, 그래서 우리는 계속 걸어갈 것이다: 참사 이후 정동의 갈래들
- 이현정(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살려주세요!?국가의 검은 공백
재난 이후 정동의 양분화
무력감과 우울, 해결되지 않는 과제
무관심의 정동 이후

세월호, 가습기 살균제, 코로나19, 이태원, 오송 지하차도…
다섯 명의 인류학자들이 추적한 일상적 참사와 정동의 계보

세월호 참사와 코로나19 확산과 이태원 참사. 이들은 각각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우리 기억 속에 서로 뗄 수 없는 일들로 차곡차곡 엉겨 있다. 지난 10년간 반복되어온 사회적 참사들은, 그 일을 직접 경험한 사람은 두말할 나위 없고 티브이나 포털을 통해 간접적으로 목격한 우리의 몸과 마음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참사는 과연 무엇을 남겼으며, 무엇을 앗아갔을까.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김관욱, 경북대학교 고고인류학과 김희경,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춘천성심병원 이기병,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이현정, 전남대학교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정종민 등 ‘의료인류학연구회’에 소속된 다섯 명의 인류학자가, 《달라붙는 감정들》에서 일상을 무대로 연이어 벌어진 참사의 궤적 속에 놓여 있는 우리의 안부를 묻는다. 저자들은 반복되는 참사 속에서, 우리 각자의 삶에 끈적하게 엉겨 달라붙는 감정이나 정서를 ‘정동(affect, 情動’이라 명명하며 이를 추적한다. 책에 따르면 정동은 ‘감정’과 ‘정서’를 만들어내는 원형적이고 근원적인 힘이다. 즉 ‘슬프다’, ‘기쁘다’, ‘괴롭다’, ‘우울하다’ 같은 도드라진 이름이 붙기 이전의 원초적인 감정적, 정서적 에너지다.

책에서 짚은 우리 사회의 공통적인 ‘정동’은 ‘무관심’과 ‘무기력’이다. 지난 10년간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사건들 위에 새로운 비극이 포개지고, 피해자가 가해자로 내몰리며, 진상규명이 무산되는 것을 반복해서 목격하는 동안 어느새 각자도생의 정신, 무관심과 무기력을 학습해왔다는 것이다. 그렇게 사회적 참사는 이제 그만 듣기 싫은 ‘불편’하고 ‘골치 아픈’ 일, 어떻게 해도 해결되지 않으며 심지어 내 ‘자원’을 빼앗는 일로 전락한다. 참사를 관심에서 치워버리는 동안 우리는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은 감정적 진공 상태로 내몰린다. 원치 않는 우울과 불안, 긴장과 초조도 얻는다.

우리는 어느 날 갑자기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