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의 여학생’에서 나사 심우주 프로젝트의 리더로
깊은 지구와 너른 우주를 탐사한 어느 행성과학자 이야기
한 소녀가 있다. 소녀는 탐험가 이야기를 읽으며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용기와 전율을 느꼈다. 목숨을 걸고 빙해를 탐사하고 위기에 빠진 팀원들을 전원 구조한 인듀어런스호 이야기, 서방에 알려지지 않은 동물을 찾아 서아프리카로 떠난 과학자들 이야기… 소녀는 생각했다. ‘탐험의 세계는 나를 위한 장소일 거야.’ 모험에 초대받지 못한 것은 자신이 어려서가 아니라 여성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시간이 지나 소녀는 행성 생성의 비밀을 풀어줄 소행성 16 프시케로 무인 탐사선을 보내는, 나사 ‘프시케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이 되었다. 미국 우주 프로그램의 스타, 행성과학자 린디 엘킨스탠턴의 이야기다.
수십억 년 지구의 시간을 이해하기 위해
수십억 킬로미터 너머 우주로 나아간 행성과학자
2023년 10월 13일, 프시케 탐사선은 스페이스엑스의 팰컨헤비 로켓에 실려 너른 우주로 성공적으로 날아갔다. 45억 6800만 년 전 지구 탄생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의 약 세 배 먼 거리에 있는 소행성으로 나아간 이 대담한 시도의 중심에는 최초 연구 제안자이자 수석 연구자 린디 엘킨스탠턴이 있다. 나사 디스커버리 프로젝트 중 가장 치열했던 경쟁을 이겨내고, 수백 명의 인력과 십여 년의 세월, 수천 장의 제안서로 이루어진 우주 탐사의 꿈을 실현해냈다.
질문, 발 디딘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
린디 엘킨스탠턴은 말한다. “질문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내가 팔을 뻗어 주변을 이해하는 방식이었다.”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세상에서 질문을 한다는 것은 한계 안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를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겠다는 뜻이었다.
그가 과학자, 리더로 나아가는 길목에는 늘 가능성을 제한하는 세상의 말이 끼어들었다. 선생님은 ‘너는 MIT에 들어갈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MIT에 들어가서는 ‘여학생들은 배려를 받아 MIT에 입학한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