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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어쩌다 노산 (양장
저자 김하율
출판사 은행나무
출판일 2024-04-05
정가 16,800원
ISBN 9791167374059
수량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작가의 말
“선생님,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낳는 건 잘하는 행동일까요?”
“그럼요. 어떠한 상황에서도요.”

화자인 하율은 43세에 계획에 없던 둘째를 덜컥 임신한다. 첫째 태리를 나이 마흔에 인공수정으로 어렵게 가진 터라 둘째는 기대도,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덜컥 자연 임신이 된 것이다. 하지만 기쁘기보다는 당황스럽기만 하다. “나 이제 노산도 아니고 노오산인데, 이게 물리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첫 책이 출간된 이후라 강연 문의와 프로젝트 제안이 들어와 있었지만 고민 끝에 모두 거절한다. 그러고는 아쉬운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둘째 태명을 ‘박사’로 짓는다. 너라도 박사를 하라는 엄마의 마음이 담긴 태명이다.

하율은 미국에 살고 있는 친구 유화에게 전화를 걸어 임신 소식을 알린다. 유화는 하율의 둘도 없는 친구로, 뉴욕에서 동성 연인 ‘조’와 결혼식을 올린 뒤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유화는 친구의 임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얼마 뒤 자신의 근황을 전한다. 조와 함께 양봉을 시작했다고. 작고 귀여운 꿀벌들을 키우는 중이라고.

“그나저나 내가 올해 몇 살이던가. 한국 나이로 44세였다. 병원의 환자 차트에는 43이라고 적혀 있었다. 생물학적으로도 마흔이 넘었다. 예전에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동시에 배가 불러왔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아이는 손자뻘인 셈이다. 우리는 머릿속으로 분주히 나이를 계산하고 있었다. 애가 학교에 들어갔을 때 우리는 오십대, 우리가 환갑일 때 아이는 여전히 고딩.” _본문에서

둘째인 만큼 모든 게 익숙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한 가지 변수가 있었다. 팬데믹 시기의 임신과 출산이라는 것. 하율은 행여나 바이러스에 노출될까봐 노심초사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걱정 때문에 백신도 맞지 못한다. 담당 의사는 임신부가 맞아도 문제없고 본인 또한 백신 접종자라고 말해주지만 그녀의 노파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 하율에게 유일한 즐거움은 아파트 지하에 있는 마트를 구경하는 것.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백신 미접종자라는 이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