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구전 자료에 바탕을 둔 이색적인 우렁각시의 재미
‘우렁각시’ 하면 어른이나 어린이 모두 잘 알고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옛이야기입니다. 이번에 펴낸 〈우렁각시〉는 이제껏 알려지지 않은 구전 자료를 바탕으로 하였는데, 익히 알려진 우렁각시 이야기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옛이야기의 매력을 새삼 느끼게 해 줍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김용철 작가의 어머니(1936년 출생가 들려준 것을 그림책 장면에 맞게 다듬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 어머니가 들려준 이야기가 무척 색다릅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우렁각시 이야기는 젊은이가 우렁각시와 결혼을 한 뒤 우렁각시를 탐내는 나쁜 왕과 내기를 하게 되는데 우렁각시와 용왕의 도움으로 내기에 이기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아이들은 우렁각시의 정체를 궁금해하고 우렁이가 사람으로 변하는 것이나 용궁에서 얻은 신기한 물건으로 내기를 하는 마법적인 설정만으로도 흥미를 느끼지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젊은이가 용왕에게서 얻은 마법의 물건으로 이기게 하지 않고 젊은이가 실수한 다음 스스로 실력을 갖추어 우렁각시를 되찾게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남자 주인공이 더 능동적이고 생동감 있게 되었고, 이야기도 훨씬 흥미진진하고 풍부해졌습니다. 아이들은 자연히 책장을 넘길수록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되고 젊은이가 내기의 마지막 순간에 실수한 뒤 실력을 쌓아 다시 도전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주인공의 성공을 함께 기뻐하게 되지요.
신기한 마법과 해학이 있는 우리나라 대표 민담
산골에 혼자 살던 한 젊은이가 우렁이를 집에 데려오는데, 이 우렁이가 사람으로 변해서 젊은이와 결혼을 합니다. 젊은이가 각시와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 하자 우렁각시는 자신의 얼굴을 그려 주는데, 이 그림이 바람에 날려가 못된 왕의 손에 들어갑니다. 왕은 우렁각시를 빼앗으려고 젊은이에게 내기를 겁니다. 우렁각시는 젊은이에게 내기에 이기는 법을 알려 주지만, 젊은이는 실수를 하여 내기에서 지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