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아이들에게 계절의 변화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기온이 달라지고 입는 옷이 바뀌고, 학기가 시작되고 방학이오고·…· 회색 건물들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먼 산의 색깔이 변화하는 것을, 아파트 화단에 꽂이 피고 지는 것을, 그변화의 의미를 아이들은 알아차리는 걸까?
자연을 상실한 아이들이 안쓰러운 엄마 아빠들은, 철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간다. 그러나,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 속에서, 먹고 마시고 버리는 어른들 틈에서 아이들이 보고 느끼는 건 또 무얼까?
그래, 차분히 그림책이라도 보여 주자. 서양 사람들이 그네들의 자연을 그린 그림책말고 우리가 우리네 자연을 그린 그림책을, 철따라 물 나무 꽂이 자라고 피고 지고 시들고, 벌 나비 여치 개똥벌레가 나고 노래하고 날아다니고 사라지는우리네 자연을 느끼는 그림책을. ·
그런데 어떤 이야기에 담아서 보여 줄까?
좋아, 수수께끼놀이야. 어떤 수수께끼? 자연이 담긴 수수께끼. 이를테면 이런 것, "번쩍이면서 큰 소리로 우는 것은?" "천둥 번개!" 누구랑 누구랑 할까? 그래, 까치와 아이. 일곱 살 난 소담이가 외톨이가 되는 거야. 아직 어리다고 언니 오빠들이 놀아 주질 않아서. 그 때, 느티나무에 둥지를 틀던 까치가 다가와 속삭이지. "소담아, 나랑 수수께끼놀이 하지않을래?" 이렇게 수수께끼놀이를 시작하고, 아이들은 소담이랑 함께 수수께끼를 푸는 거야.
까치가 낸 첫 번째 수수께끼 - "하얀 우산을 쓰고 훨훨 날아가는 것은?"
3윌, 아직 들판에 날아다니는 건 없어. 파릇파릇 새싹이 조금씩 돋아나 있을 뿐.
4월, 산에 들에 꽃이 피고 벌 나비가 날지만 하얀 우산을 쓰진 않았지.
5월, 어느새 하얀 솜털을 단 민들레 꽃씨가 바람에 날려. 소담이가 그걸 보고 문득 깨닫지.
"찾았다, 찾았어! 민들레 꽃씨야! 하얀 우산을 쓰고 훨훨 날아가는 건 민들레 꽃씨야!"
까치도 파닥파닥 날개를 치네. "그래, 맞았어. 민들레 꽃씨야. 잘했어, 소담아. 정말 잘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