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연의 모양> 나는 여름이 싫어, 장마 시작, 와 여 름 이 다
2. <유진의 모양> 과일찬양글, 영감의 원천, 한낮의 방백, 긴 견생을 살고 있습니다, Reality, 여름의 모양, 사랑과 용기
책 속에서
p9 : 내가 여름을 싫어하는 10가지 이유. 1. 덥다 2. 어디서 나타난 건지 모르겠는 이상한 벌레들 3. 당당하지 못한 내 팔다리 그리고 겨드랑이 4. 줄줄줄 흐르는 땀 5. 그 땀 때문에 무용지물 된 내 아침 시간 6. 갑자기 튀어나오는 무서운 이야기 7. 어디든 떠나야 할 거 같은 압박감 8. 물속에 있는 듯한 아찔한 습도 9.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장맛비 10. 모르겠고 그냥 너무 더운 걸 어떡해
p83 : 여름엔 ㄱ자의 창 옆에 침대를 둔다. 오전의 햇빛에 땀을 뻘뻘 흘리며 깨어난 나는 눈도 덜 뜬 채 끈적한 몸을 달래려 시원한 물로 샤워한다. 간밤의 울음을 상쾌하게 씻어 내는 기분이 든다. 땀을 어찌나 흘렸는지, 가끔은 악몽을 꾼 듯한 아침이다. 식은땀인지 더워서 나는 땀인지 분간이 어렵다. 하지만 여름 아침은 퍽 힘들기에 상황 판단이 안 서는 자신에게 오히려 감사한다. 그럼에도 몸을 감싸는 빛의 열기로 기상하는 기분이 좋아서 창가 자리를 고수한다. 여름 볕은 온몸을 쓰다듬고 격하게 안아주며 혈관 속 피를 바쁘게 돌게 한다.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