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종이요 부르심 받은 사도,
교회사를 통틀어 가장 빛나는 증인의 초상
분도출판사의 『200주년 신약성서』는 바오로를 ‘바울로’로 표기한다. 옮긴이의 뜻에 따라, 이 책에 나오는 성서 인용과 인·지명은 주로 『200주년 신약성서』를 따랐다. 바오로를 ‘바울로’로 쓴 연유가 이러하니, 독자들은 그리 새겨 읽어 주시기 바란다.
교회사와 신학에서 바오로는 늘 논쟁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의 탄생, 성장, 활동, 죽음은 드라마틱했다. 그는 섬세한 풍운아였다. 바오로를 아는 것은 초기 그리스도교를 아는 것이다. 그의 서간은 당시 이방계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의 구조와 조직, 문제와 곤경, 이방인들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임으로써 발생한 논쟁들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복음이 유대교를 극복하고 세계 속으로 지평을 넓혀 가는 삼투의 과정이 곧 바오로의 인생 역정이었다. 세계 복음화의 회오리 한복판에 늘 바오로가 있었다.
그는 유대교와 헬레니즘라는 두 문화에 양다리 걸친 사람이었다. 바오로를 그리스도교의 창건자로 여기는 이가 있는가 하면 조상의 종교를 배반한 자로 여기는 이도 있다. 그러나 바오로는 자신을 둘 중 어느 것도 아닌, “그리스도 예수의 종이요 부르심 받은 사도”(로마 1,1로 이해했다. 바오로에게 몰두하다 보면 원그리스도교의 역사 속으로 자연스레 흘러 들어갈 수 있다. 이 책은 그래서 역사적 관심사들을 비교적 상세히 언급한다. 한편으로는 사도의 삶과 전기적 세목과 역사적 자취를 밝혀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도의 선포와 신학을 상응·관련시키려 시도한다.
이 책은 바오로의 인생 역정, 선포의 내용과 방식, 그의 신학에 대한 거장의 통찰이다. 바오로의 눈과 입으로 초기 그리스도교의 모습을 생생히 전달하고 바오로의 삶과 신학을 아우르며, 그의 활동을 ‘과정의 신학’으로 새롭게 제시했다. 아울러 바오로에 관한 교회사적 쟁점들을 비판적 시각으로 집대성함으로써 바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