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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따뜻한 모순 - b판시선 68
저자 윤재철
출판사 도서출판b
출판일 2024-04-12
정가 12,000원
ISBN 9791192986210
수량
ㅣ시인의 말ㅣ 4

제1부
멧비둘기 울음소리 12
도요새의 눈물 14
낙타에게 물려 죽은 한 사내 16
나는 있지 18
따뜻한 모순 20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속을 나비가 난다 22
잠자리몽 24
개미가 나비를 끌고 간다 26
관악산 소묘 28
칡꽃 향기 30
7월의 목련 나무 31
내 마음속의 환풍구 32
한낮에 젖는 색소폰 소리 34
치잣빛 향기로 물들고 싶다 36
마른 꽃 38
딱새 한 마리 잡목 숲으로 사라지고 40

제2부
나비가 왔다 갔다 42
반포천에서 44
피천득 산책로 46
꽃 핀 오동나무가 내게 연애 걸다 48
향기를 훔치다 50
야쿠르트 아줌마 52
엉겅퀴꽃을 끌어안은 풍뎅이 54
장마 지나고 찔레꽃 56
소나무가 붉다 58
마른 멸치 한 마리 60
모란 씨를 찾습니다 62
봉다리 커피 64
백자 달항아리가 우울하다 66
미사일과 명품 68
보안 문서 파쇄 70
장독대 옆 채송화 72

제3부
하얀 이별 74
알락꼬리마도요와 칠게 76
넓적부리도요 1H 78
미스매치 80
보일러가 된 지구 82
극한 호우 84
사막에 버려진 옷 혹은 날개 86
희생 88
꼬리명주나비와 까마귀오줌통 90
물총새, 돌아온 것일까 92
삼한사미 94
한겨울에 꽃 핀 아몬드 나무 96
전기 모기 채 98
어느 날 뉴스 속보 100
언제쯤 이 도시는 익어 갈 수 있을까 102

제4부
명품리 106
따순구미 108
철새들의 간이역 격렬비열도 110
흑산도는 허브 공항 112
해운대 간비오산은 큰나루산 114
산제비의 노래 116
설악산 울산바위 118
돌아서라도 가야 하는 도라산역 120
진목마을은 참나무쟁이 122
뗏목다리 벌교 124
아라가야 머리산 126
과천 뒤쪽의 방배리 128
할미산이 대모산으로 130
조운흘과 몽촌토성 132
사댕이고개 134

ㅣ시작 노트ㅣ 무정천리 눈이 오네 137
“극한의 생태적 위기 속에서 모색하는 여리고 따뜻한 시선”

윤재철 시인의 열 번째 시집 <따뜻한 모순>이 출간되었다. 4부로 나뉘어 62편의 시가 묶였다. 여기 실린 시들은 현재 지구의 생태적 상황을 극한의 위기 상태라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쏟아내는 언론 매체들에서 다루는 생태 환경 관련 기사들, 기후 위기, 온실가스, 지구 온난화, 폭염, 폭우, 혹한, 극지방 해빙, 동식물의 멸종 위기 등등에서 관념적으로 느껴질 수 있던 위기 의식은 잘 씌어진 한 편의 시를 통해서 더욱 실감이 드러난다.

“아마 그럴 것이다 / 둘이 함께 사막길을 걸어갔다면 / 한낮에 뜨거운 모래밭을 / 등에 가득 짐을 싣고 / 목마르게 걸어갔다면 // 사람이 낙타의 얼굴을 / 주먹으로 가격하는 일도 / 낙타가 사람을 쓰러뜨리고 / 물어뜯는 일도 /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낙타에게 물려 죽은 한 사내 』 부분

인류가 농경이나 목축을 하던 시절이라면, 동물을 가족이나 친구처럼 여기던 시절이라면, 인간과 낙타가 함께 살아가면서 고통과 환희를 나누며 서로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시절이라면 없었을 것 같은 사건을 다룬 시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사막 / 세상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 / 세상에서 가장 별이 빛나는 사막 / 혹은 쓰레기장 // 영국에서 미국에서 한국에서 / 대서양 건너 태평양 건너 / 이키케 항구를 통해 들어와 / 아타카마사막에 버려진 옷 …… // 두세 번 입고 버려지는 / 수백억 벌 옷의 행방 // 옷의 무덤 / 옷의 쓰레기 산 …… // 밤이면 별을 안고 뒹구는 / 알록달록한 미라의 꿈 // 젖지 않는 옷 / 썩지 않는 옷 / 혹은 꽃 / 혹은 널브러진 날개” (『사막에 버려진 옷 혹은 날개 』 부분

칠레의 한 사막에 쓰레기로 싸인 옷더미는 인공위성에서도 보인다. 인구 3천만 명의 나라 가나에서는 매주 1천5백만 벌의 헌 옷이 들어와 버려진 옷들이 바닷가에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 소들이 옷더미를 파헤치며 풀 대신 옷을 뜯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