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001
광화문을 사랑하는 이유 | 동갑내기 친구 이세룡 시인 | 윤동주가 탐나지? | 시인은 시를 쓴다 | 시잡지가 사라졌다 | 농담하듯 유머러스한 시 | 시를 지키는 독립군이고 싶다 | 나는 세상에 입원하고 있다 | 나, 윤동주는 한국인입니다 | 신춘문예 심사 후기 | 시를 소리 내어 읽으면 | 김남조 시인의 마지막 나들이 | 피천득 선생님과의 인연 | 김대규 시인은 큰형님 같았다 | AI가 쓴 시를 읽고 | 노천명의 사진 한 장 | 아무개 아무개 시인님 | 앤솔로지 운동 | 김수영 시인의 금이빨 | 사회적 테러와 홀로 싸운 시인 | 나도 잘 쓴 한 페이지가 있다 | 생애 마지막 시낭독 | 펄벅 여사와 공초 오상순 | RM은 윤동주 같은 시인이 되고 싶었다
002
으악새는 가을에 울지 않는다 | 작고, 말랑말랑하다 | 홍지서점의 마룻바닥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 헐버트 박사의 묘 | 세상의 모든 책은 사람이다 | 슬픈 무궁화 | 혈구산 정상의 태극기 | 묵호에서는 철학도 문학도 모두 개똥이다 | 쌍문동? 추억은 희미하지만 | 고물은 보물이다 | 나는 국수주의자입니다 | 압록강 여행 ― 단둥에서 투먼까지 | 피맛골의 주막 시인통신
003
키오스크 세상 | 문학청년과 신춘문예 병 | 초단편 유행 중 | 국뽕 좋아하십니까? | 외로움부 장관 | 백발도 백발 나름이다 | 멋지다, ROKA 티셔츠 | 반가운 트로트 열풍 | N분의 1 시대 | 하늘공원의 느린 우체통 | 이순신 장군 동상 | 챗GPT 시대 | 스타벅스의 정체 | 과연 배달의 민족이로구나 | 윤여정 현상 | BTS ― 세계를 정복한 피 땀 눈물
004
잘난 척은 이제 그만 | 약력을 제대로, 잘 쓰자 | 사사를 받았다? | 발문은 발로 쓴다? | 명함이 웃겨요 | 퇴고 할까 하지 말까 | 서명하지 않은 시집 | 제자리로 가세요 | 문화를 무시하는 문화체육부 | 왜 하필 옥자냐 | 예약하셨어요? | 선글라스 쓰고 사진 찍기 | 가짜 김일성 진짜 김일성 | 꼰대를 사
간결한 문장과 아름다운 문체에 배어있는 따스함
잡지 창간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만능 편집자
저자는 처음에 책 제목을 「작고 말랑말랑하다」로 하려고 했다. 이 책 속에 수록되는 글들이 무슨 거대한 담론을 담은 것도 아니고 논리적이지도 못해 ‘작다’고 하는 게 좋겠고, 이 ‘작은’ 글을 읽는 독자들이 ‘말랑말랑하다’고 느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또한 글의 길이만 작을 뿐만 아니라 글의 내용 또한 작아서 이 산문집의 성격은 ‘초에세이집’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책의 제목은 천양희 시인의 시에서 따온 <나도 잘 쓴 한 페이지가 있다>로 정했다고 저자는 말했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이 시대에 대해서, 시대의 현상에 대해서, 시대의 정신에 대해서 “꼬치꼬치 따지고, 사이다처럼 톡톡 쏘는 맛”을 드리려는 저자의 마음이 읽혔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독자들께서는 간결한 문장과 아름다운 문체에 배어있는 따스함을 느꼈으면 한다.
<책속에서>
천양희 시집을 하필이면 왜 마감을 앞두고 읽었을까? 오월호 ‘한 편의 시를 위한 여행’ 화보는 박용철 시인의 고향을 취재할 생각이었다. ‘한 편의 시를 위한 여행’ 화보는 그달 작고한 시인을 취재하여 소개하곤 했기 때문이다.
박용철 시인은 5월 12일에 작고하였다. 당연히 박용철의 고향 광주를 다녀오려고 했는데, 수소문해 봐도 시인의 묘소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때 천양희 시인에게서 받은 시집 『새벽에 생각하다』를 읽게 되었다. 심쿵! 요즈음 젊은 애들이 잘 쓰는 말 그대로, 내 심장이 주저앉는 것 같았다. 이제까지 읽었던 천양희 시집들과는 달랐다. 어떤 시는 송곳 같기도 하고 어떤 시는 마음을 안마해 주기도 하고 어떤 시는 주먹질하는 것 같고 또 어떤 시는 냉철해서 나의 영혼이 그만 송두리째 얼어 버릴 것 같았다.
그 시들 중에서 백석에 대한 시가 두 편 있었다. 백석의 「흰 바람벽이 있어」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과 일산 백석역을 지나면서 백석의 고향 정주와 연인 자야를 그리워하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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