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또야, 비록 내가 너를 버렸지만
다행히도 네가 돌아와 줬으니
너에게 세상사와 나의 인생사를 들려줄게
12월의 어느 추운 겨울밤 출입문을 비집고 몰골이 꾸깃꾸깃한 거지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오려 한다. 혹시나 발톱으로 매장의 물건을 다 뜯어 놓지는 않을까 싶어 매정하지만 그 고양이를 한사코 밀어낸다. 그러나 아무리 밀어내고 멀리해도 그 고양이는 떨어져 나갈 생각을 않는다. 집에 있는 요크셔테리어만으로도 이미 골머리를 썩고 있지만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온다. 그 고양이는 그렇게 우리 집 ‘또또’가 되었다.
일단 그러긴 했는데, 역시 또또를 계속 데리고 있을 수 없었다. 또또는 매일 날카로운 발톱으로 벽지 등을 긁어댔다. 긁은 부분을 아무리 박스나 신문으로 덧대도 또또는 또 다른 곳에 가 열심히 나를 시험하듯 난리 아닌 난리를 쳐 놓는다. 그뿐만 아니라 새벽 5시만 되면 계속 시계만 쳐다보고 있는 양 울어대는 또또 때문에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2박 3일의 예행연습까지 해가며 또또를 유기하기에 이른다.
그래놓고도 내심 또또가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이 컸나 보다. 다음 날이면 나타날 줄 알았던 또또가 나타나지 않자 유기한 지 이틀 차에는 불 켜진 몇몇 점포에 들어가 이러한 고양이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허사였다. 그렇게 사흘째 기적처럼 또또는 다시 나타났다.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너에게 밥을 줬고 매장에도 들어오게 했다. 처음에는 한시적으로 그랬지만 결국 또또와 함께하게 되었다.
그래, 네가 정 그렇다면 이리 와 앉아 보렴.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고 나는 이렇게 살아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