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고양이의 저녁 - 푸른사상 시선 195
저자 박원희
출판사 푸른사상
출판일 2029-09-10
정가 12,000원
ISBN 9791130821719
수량
제1부
테트라포드 / 산길 / 떠나는 길 / 장마 / 꿈 / 늙은 애인 / 맹꽁이 / 존재 / 문장 / 구름의 두께 / 닭 / 방황 / 곡우의 우암산 / 봄날 / 붉은 달

제2부
비단길 / 돼지는 간다 / 개미 / 금천 / 목포에서 / 죽음 / 변 / 서벽 / 물야에서 / 물의 노래 / 고양이의 저녁 / 친구 / 아주까리 / 미친 사랑을 위한 노래 / 보살사 가는 길

제3부
어머니 생신에 / 무덤에서 / 아버지 1 / 허산 / 장승백이 골목길 / 이사의 시간 / 분서(焚書 / 바닥 / 약 / 꼭지 / 별을 세다 / 아버지 2 / 똥 싼 길 / 어머님 전상서 / 월훈, 마른장마

제4부
특방어 / 시끄러운 노래 / 주상절리 / 머리를 깎다 / 흔적 / 저녁에 / 마스크 / 그날의 기억 / 살의(殺意 / 노랑 지붕 / 민주를 찾습니다 / 풀꽃 / 작업일지 1 / 작업일지 2 / 노동의 시간

작품 해설 : 이순(耳順의 길- 맹문재
박원희 시인이 제시한 길 중에서 이순(耳順을 나타낸 작품들이 특히 눈길을 끈다. 주지하다시피 이순은 공자의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말로 사람의 나이 예순 살을 이른다. 공자는 자신의 일생을 회고하며 인격의 형성과정을 육십이이순(六十而耳順이라고 술회했다. 예순 살이 되어 천지만물의 이치에 통달해 다른 사람의 말을 순순히 들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 것이다. 박원희 시인의 시 세계에는 공자가 술회한 이순의 삶이 여실하다. 모든 해를 살아왔지만 그 경험들에 함몰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간다. 걸어가는 길의 끝이 있지만, 퇴로가 없다고 여기고 포기하지 않는다. 주체성을 견지하면서 별을 따라 길을 간다. 원망을 잊은 지 오래고, 불효를 반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모님의 길을 따른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착한 길과 옳은 길을 걷는다. 삶은 언젠가는 막을 내린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곡예 같은 사랑을 멈추지 않는다. 많은 생명체를 품고 있는 산처럼 시인의 발걸음은 고요하고 넉넉하다. 그러면서도 시끄러운 세상이야말로 무언가 해보고 싶은 것들이 일어나는 터전이라고 여기고 들어선다. (중략
화자는 떠난 길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겠다는 자세로 나아간다. 삶의 가치를 견고하게 가지고 아무리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 자본주의가 강요하는 시간에 함몰되지 않고 창공에서 빛나는 별을 바라보며 걸어간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 방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외로워하거나 불행하다고 여기지도 않는다. 자식을 위해 최선을 다한 부모님의 길을 새기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려고 한다. 자기를 긍정하는 현재진행형의 사회적 존재자가 되는 것이다.
― 맹문재(문학평론가·안양대 교수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