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엄 하먼의 한국어판 서문 5
1부 실재론과 유물론 13
2부 실재론과 반실재론 61
3부 실재론적 존재론 103
4부 인지와 경험 183
5부 시간, 공간, 그리고 과학 239
참고문헌 296
인명 찾아보기 307
용어 찾아보기 312
실재론 : 세계는 인간의 마음, 인간의 실천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실재하는 것이다
『실재론의 부상』이라는 이 책의 제목은 ‘대륙철학’에 뿌리를 둔 몇 가지 철학 사조의 최근의 추세를 가리킨다. 21세기 이후 대륙철학에서는 ‘사변적 실재론’, ‘신실재론’, ‘신유물론’, ‘객체지향 존재론’, 그리고 ‘평평한 존재론’ 등의 철학적 기획들이 나타났다. 이런 기획들은 세계의 존재자 및 현상과 관련된 이런저런 종류의 ‘실재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19세기와 20세기 대륙철학의 입장들과 방법들을 특징지었던 것은 다양한 판본의 관념론과 반실재론이었다. 최근의 실재론들은 이러한 과거의 경향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예를 들어서 최근의 실재론들은 포스트칸트주의적인 관념론들과 더 최근의 사회·언어·문화 구성주의들로 대표되는 인간중심주의적인 반실재론에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새로운 ‘대륙’ 실재론들이 공유하는 하나의 출발점은 ‘인간의 마음 및 실천과 독립적인’ 세계의 실재를 단호하게 긍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존재자와 현상의 본성들과 관계들은 어떤 주관적이거나 언어적인, 또는 사회적인 형태의 인간 지각, 인간 인지, 인간 표상 등에 의거해서는 결코 이해될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그것들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나 접근에 관한 물음과는 전적으로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실재론자들은 주장한다.
실재론 부상의 원인 : 인류세, 기후위기, 생태위기
최근의 대륙철학에서 인간과 독립적인 사물의 실재성, 사물의 물질성, 사물의 행위성을 강조하는 사조인 ‘실재론’들의 부상이 나타난 까닭은 무엇일까?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로 특징지어지는 인류세 시대는 폭염, 초강력 폭풍, 홍수, 기근, 팬데믹, 멸종 등을 일상적인 조건으로 만들었다. 이것은 인간이 자연의 주인도 아니고 세계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일상에서 비인간의 실재성과 행위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런데 새로운 실재론자들에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