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란 무엇인가?
─ 고고학의 눈으로 다시 살펴본 국가
우리는 대개 특정 국가를 떠올릴 때 그 나라의 이름이나 영토, 그곳에 사는 사람 등을 떠올린다. 이렇듯 국가를 생각할 때, 우리에게 떠오르는 대상은 구체적이고 단일한 실체이다. 그런데 과연 국가라는 대규모 정치 공동체는 정말 하나의 실체로 구성되어 있을까?
이 책의 저자 브루스 라우틀리지는 기존의 연구들이 국가를 하나의 고정된 실체로 가정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국가는 단일한 실체라기보다는 정치적 권위, 즉 권력이 형성된 결과이다. 따라서 국가의 형성 과정과 작동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권위의 형성 과정과 작동 방식을 살펴봐야 한다.
권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전통, 관행, 의례를 통한 권위의 재생산
저자는 정치철학자 안토니오 그람시의 헤게모니 개념을 중심으로 정치적 권위가 형성·행사되는 방식과, 그 권력에 정당성이 부여되는 과정을 살펴본 다음, 고고학 연구를 통해 역사 속 다양한 정치체에서 국가의 형태가 어떻게 갖춰졌는지, 통치자의 권위는 어떻게 세워졌는지 탐구한다. 마다가스카르의 이메리나 왕국,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 잉카, 마야, 메소포타미아 등 다양한 고고학 사례에는 국가 권력이 형성되고 유지되는 과정이 잘 드러나 있다. 예를 들어 19세기 마다가스카르의 이메리나 왕국에서는 전통을 활용해 왕실의 권위를 강화했고, 고대 아테네와 잉카 제국에서는 정치적 권력이 물질적·문화적 관행 속에서 형성되었다. 마야 문명에서는 ‘스펙터클’한 행사와 일상적인 의례를 통해 권위가 재현되었으며, 메소포타미아의 우르에서는 장례 의식을 통해 통치 권력을 공고히 했다. 이렇듯 고대 국가에서는 전통, 관행, 의례 등을 통해 권위가 재생산되었고, 이는 통치자의 체제 유지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이 책은 다양한 시대와 지역의 사례를 바탕으로 국가를 단일한 실체가 아니라 관계와 관행의 산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저자의 분석을 따라가다 보면 국가를 바라보는 시각이 확장되고, 기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