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 마구스에 대한 개괄: 파우스트의 사례
제1장 | 비판과 실험: 중세의 마구스
제2장 | 자연을 지배하는 힘: 기예, 기술, 인문주의
제3장 | 학구적인 마구스: 피코와 피치노
제4장 | 요하네스 트리테미우스: 마술과 그의 책
제5장 | 신비주의 철학의 이론과 실제: 하인리히 코르넬리우스 아그리파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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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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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대, 학구적인 마술사들의 출현
이 책은 15세기 말 이후 출현한 새로운 기예, 당대에 그러한 기예를 실행한 자들이 일반적으로 자연마술이라고 부른 기예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대표적인 몇몇 인물을 중심으로 추적한다. 책에서는 이 마술사들을 학구적인 마구스라고 부른다. 이들이 보여준 마술은 다양한 기술을 포괄한다. 그들이 책으로 써내고 실행으로 보여준 기예는 별자리를 해독하여 개인의 미래와 중요한 역사적 사건의 전조를 읽어내는 점성술부터 연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사랑의 묘약, 질병과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비법, 남에게 들키지 않고 은밀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암호 기술, 등잔불과 그림자를 이용하여 형상을 투사하는 광학, 기계학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자동장치 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이 새로운 마구스들이 모든 점에서 의견이 같지는 않았지만, 이들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 그들의 기예가 자연마술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마술의 핵심은 자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연을 지배하는 힘을 얻는 것이었다. 이들은 동식물과 사물의 신비로운 속성에 주목하여 보통 사람의 눈에는 신비롭게만 보이는 현상들을 이해했다. 자연사와 별자리표에 관한 지식을 갖추었으며 동시에 역학의 발전에 매료되어 자동장치와 유압장치, 강력한 무기를 개발했다. 마구스는 고대의 라틴-아랍 전통, 유대 전통과 스콜라 철학자 로저 베이컨의 ‘실험과학’을 이어받아 우주와 그 안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를 이해하고 자연세계를 조종하려는 욕망을 표현했다.
미신과 과학의 경계에서 곡예를 벌이다
마구스들의 마술은 복잡한 성격을 지녔다. 그들의 이론 체계가 반드시 합리적이지만은 않았다. 마구스들은 놀랍도록 독창적인 발상을 내놓았으면서도 명백한 헛소리처럼 들리는 이야기도 했다. 별자리가, 별과 행성이 지상의 인간과 동식물에 영향을 준다는 점성술의 성격이 원래 그렇거니와 학구적 마구스들이 자신의 연구가 기독교와 양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