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노동자 매혈기
1 인간과 꿀벌-합목적적 노동
· 우리는 거의 소가 되어야 한다 · 노동은 합목적적 활동 · 건축가가 꿀벌보다 나은가
2 죽은 것들을 살려내다-살아 있는 노동
· 생산수단/노동대상(원료과 노동수단 · 생산수단에 깃든 과거의 목소리 · 노동의 마법과 사물의 환생
3 자본가의 통제 아래서-소외된 노동
· 노동과정은 노동과정이다, 그런데…… · 자신의 통제 vs. 자본가의 통제 · 노동자는 어떻게 에일리언이 되는가 · 노동자는 왜 동물로 돌아갔을 때 행복한가 · ‘소외’는 『자본』에서도 중요한 주제
4 요술의 성공, 마침내 탄생한 괴물
- 가치를 늘리는 노동
· 자본가의 관심은 인류 복지가 아니다 · 투입물과 생산물의 가치 분석 · 살아 있는 노동의 또 다른 마법 · 시제를 통합하면 · 생명을 짜서 가치를 더한다
· 막간극?노동의 선물 ·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 ‘노동과정’·‘가치형성과정’·‘가치증식과정’이라는 용어 · 인간임을 확인하려는 노동자의 저항 · 단순노동과 고급노동
5 죽어 있는 것과 살아 있는 것-불변자본과 가변자본
·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개념적 준비물 · 가치형성과 가치이전의 차이 · 생산과정에 머무는 것과 사라지는 것 · 노동자가 자본가에게 건네는 선물 · 가변자본과 불변자본
6 동일한 것의 다른 이름?‘잉여가치율’과 ‘착취도’
· ‘가치생산물’과 ‘생산물의 가치’ · 이윤율과 잉여가치율 · 개념의 탄생은 눈의 탄생이다 · 필요노동과 잉여노동 · 무로부터는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는다 · 야곱과 이스라엘처럼 연습 문제를 풀어보자! · 맨체스터의 어느 공장주 · 계산이 유발하는 환상 · 최후의 ‘한 시간’ · 학문 너머에 있는 것 · 왜 시니어인가 · 목소리 vs. 목소리
부록노트
· I 정신의 왕국과 자본의 왕국
· II 고정자본과 유동자본의 구분
· III 사이보그 노동자의 에일리언 되기
1. ‘자본’의 실체는 ‘노동자의 매혈(賣血’
― 자본주의 정치경제학, 그 ‘죽음의 정치경제학’에 대한 비판
철학자 고병권과 함께 마르크스의 『자본』을 공부하는 프로젝트 <북클럽『자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 『생명을 짜 넣는 노동』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에서는 마르크스의 『자본』 제3편 ‘절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의 일부(제5~7장를 꼼꼼히 분석한다. 흥미롭게도 고병권은 이 책을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로 연다.
피를 팔아 살아간다는 건 미친 짓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는 생명을 팔아 생명을 사는 것처럼 괴상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는 이 괴상한 이야기가 우리들의 평범한 이야기라는 걸 깨닫게 합니다. 책장을 덮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자본주의 노동자의 일대기다. 그러고 보니 이 소설은 ‘허삼관은 노동자’라고 말하며 시작합니다. …… 피를 빨려야 살아갈 수 있다. 참으로 그로테스크하고 아이러니한 문장입니다. 그런데 ‘자본주의에서 노동자의 삶’을 이보다 더 명징하게 요약한 문장이 있을까요. - <저자의 말>에서
청년 노동자로 피를 팔기 시작한 허삼관, 그 ‘매혈’의 삶은 위화의 소설 속에서 60세에 이르러 끝이 난다. 노동자의 생애란 취업부터 퇴직까지, 곧 위화의 소설로 치환해 말하자면, ‘피를 팔 수 있는 나이’에 시작해 ‘피를 팔 수 없는 나이’까지다. 물론 아무나 피를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계속해서 피를 팔 수 있도록 건강한 삶, 자기관리가 된 삶을 유지해야 한다.
시리즈의 지난 4권은 마르크스가 상품가치의 실체는 노동이라 말한 것을 살폈다. 노동자가 ‘노동력을 지출’하는 만큼 상품에는 ‘가치’가 담긴다. 그런데 이제 『자본』 제5장으로 접어들면서 마르크스는 ‘노동력의 지출’은 ‘생명력의 지출’과 같다고 한다. 이를테면 ‘1노동시간’이라는 가치는 1시간 동안 노동자의 생명력이 지출되었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자본주의’라는 생산양식 아래서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