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서문
케이블화 | 매체연합 체계 | 축음기와 영화 | 타자기 | 컴퓨터화
축음기
발명의 역사 | 영혼의 자연과학 | 장-마리 귀요, 「기억과 포노그래프」(1880 | 기계의 기억과 사운드 조작 | 신경 궤도로서의 소리 홈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근원-소음」(1919 | 실재계 내의 소음 | 모리스 르나르, 「한 남자와 조가비」(1907 | 그라모폰과 전화기 | 살로모 프리들랜더, 「괴테가 축음기에 대고 말하다」(1916 | 사체 파편과 인공 언어 | 서정시에서 유행가로 | 음향적 흔적보존 | 정신분석과 포노그래프 | 세계대전의 사운드 | 록 음악, 군대 장비의 남용
영화
역사의 편집으로서의 영화 | 눈의 착각과 자동 무기 | 영화의 제1차 세계대전과 윙거 소위 | 살로모 프리들랜더, 「신기루 기계」(1920년경 | 정신병원과 정신분석에서의 영화 | 도플갱어: 영화화의 영화화 | 뮌스터베르크의 영화-정신공학 | 구스타프 마이링크, 『골렘』 | 라캉의 트릭 영화 | 매체연합 접속: 광학, 음향학, 기계적 글쓰기 | 리하르트 A. 베어만, 『서정시와 타자기』(1913
타자기
남성의 손에서 여성 기계로 | 마르틴 하이데거, 「손과 타자기에 대하여」(1942~43 | 니체의 볼 타자기와 그의 여비서들 | 책상에 앉은 현대의 남녀 파트너 | 카를 슈미트, 「부리분켄, 역사철학 시론」(1918 | 참호/전격전/별-데이터/주소/명령 | 에니그마를 잡은 콜로서스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해제
문자 독점의 종말과 새로운 기록 체계의 등장
키틀러는 매체를 서술할 때 “문자”를 기준으로 그 전후를 대비시키는 다른 매체이론가들과는 달리 “문자”를 최초의 매체로 상정한다. 키틀러는 매체 개념을 “정보의 저장과 전달, 재현의 방식”으로 정의하는데, 따라서 저장이 불가능한, 문자 이전의 인간의 “언어” 혹은 “음성”은 매체에서 제외된다. 키틀러가 자주 사용하는 “문자의 독점”이라는 말은 이러한 맥락에 바탕을 둔 것이다. 문자 독점 체제가 가장 꽃을 피운 시기는 키틀러가 “기록 체계 1800”이라 부르는 1800년대 전후의 낭만주의 문학 시대였다. 하지만 문자의 독점 체계는 20세기 초 아날로그 기술 매체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와해된다.
키틀러는 “매체가 우리의 상황을 결정한다”는 문장으로 책을 시작함으로써, 그의 관심이 물질적 토대로서의 매체이며, 매체기술의 변화와 발전 과정에서 주체는 이제 인간이 아닌 기술 그 자체임을 분명히 한다. “기술 매체가 인간 중추신경계의 외화”라는 키틀러의 진단은 마셜 매클루언과 공통된 것이지만, 매클루언이 인간 중심적으로 매체를 바라보는 데 반해, 키틀러는 이를 탈인간화의 근거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매클루언과 구분된다. 그는 역사 전체를 “정보의 저장, 전달, 처리 과정”으로 사유한다. 인간이 매체를 창조하고 이용한다는 환상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키틀러 이론의 이러한 과격성은 열렬한 “키틀러리안”을 양산해내는 동시에, 디스토피아적인 “키틀러 제국”에 대한 강한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축음기, 영화, 타자기: 새로운 기술 매체의 트리아데
키틀러는 문자의 독점을 무너뜨린 기술 매체들, 즉 축음기, 영화, 타자기가 등장함으로써, 이전까지 문자를 통해서만 저장할 수 있었던 음향과 광학, 텍스트 정보를 최초로 분리시켜 저장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영화는 이미지 정보를, 축음기는 청각 정보를, 타자기는 문자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한다. 새로운 역사를 진행시킨 것은 다름 아닌 “데이터 프로세싱 기술”이었다.
축음기